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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종현, 시대와 역사 그리기…'접합'의 50년


하종현, 시대와 역사 그리기…'접합'의 50년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1960년대 초 앵포로멜 회화 작업으로 화단에 등장했다. 갈색과 회색 등 어두운 색의 물감을 두껍게 채색한 작품이었다. 1966년부터는 기하학적 추상화를 시작했다.

1969년 창립한 한국아방가르도협회(AG)에서는 전통과 기성질서에 대담하게 도전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당시 용수철과 철사, 철조망, 나무, 밧줄 등으로 실험적 오브제 작업을 시도했다. 비상계엄령, 유신헌법선포 등 1970년대를 짓밟은 군사정권에 대한 소리 없는 저항의 표현이었다.

대표작은 '접합' 연작이다. 1974년 출발한 '접합' 연작은 화면 뒤에서 물감을 밀어내는 방식을 취했다.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서 물감을 누르면 천의 성근 틈 사이를 통해 물감이 앞으로 배어 나온다. 1980년대 '접합'은 뒤에서 밀고 앞에서 누르는 힘이 화면 전체에 고루 배분돼 전체적으로 세밀하고 균일한 표면 효과를 준다.

1990년대부터는 주조색을 이루던 흑색과 흰색 외에 짙은 청색 등을 사용했다. 움직임이 크고 활달한 붓질의 흔적이나 상영문자 같은 기호도 나타난다.

한국추상미술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하종현(77)이 걸어온 길이다. 작가는 8월12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화업 50여년을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 196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85점을 선보인다. 대부분 200호를 훌쩍 넘는 대작들이다.

작가는 "나는 과거에 시도한 것들은 되풀이하지 않는다"며 "내 언어를 창조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전시에 나온 작품 중에서는 창고에서 가져온 것들이 다수다. "왜? 안 팔리니까…." 그래도 미술을 향한 열정만큼은 누구 못지않다. "우리나라에는 팔리는 작가와 역사를 만드는 작가로 구분된다. 내 작품에는 역사가 담겼다"고 소개했다.

1973년 철조망을 친 작품은 군사정권에 대한 반발의 태도다. 마대와 철조망은 예술가 억압에 항의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자신을 가두는 작업이기도 하다.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당시의 시대상황, 아픔을 되씹어서 소화해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노장은 여전히 실험정신을 드러낸다. 원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후접합'에 도전 중이다. '이후접합'을 만선의 기쁨에 비유한다. "내가 평생 마음대로 해보지 못한 게 색이었다. 이제 한번 마음대로 써볼 생각이다. 앞으로 10년 잡고 있다. 하하하." 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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