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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배고파" 팔순 화백의 실험-매일경제     201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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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916301

"나는 아직 배고파" 팔순 화백의 실험
`단색화 거장` 하종현 국제갤러리 개인전
화폭에 연기 입히는 그을림 기법 선보여
50년 화업 총정리 "면벽 수행하듯 그렸지"
이향휘 기자
입력 : 2015.09.23 04:01:04


"나는 아직 배고프다." 거스 히딩크 말이 아니다. 팔순의 단색화 거장 하종현(80)이 한 말이다.

지난해부터 인생 최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가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최근 만난 그는 '실험'이라는 말을 자주 꺼냈다. "팔순이라는 내 나이에 실험적인 것이 무엇일까. 뭔가 정리해야 할 나이인데도 죽을 때까지 실험하고 싶어요."

그는 한 곳에 머물지 않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 실험이란 '그을음'을 화폭에 입힌 것이다. 작가는 1970년대부터 캔버스가 아닌 마대를 쓰고, 화폭을 눕힌 다음 그 밑에서 물감을 밀어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구에서 만든 재료를 쓰지만 그것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그만의 결기와 역발상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 흰색 물감을 칠하고 이 물감이 마르기 전에 그을리는 실험을 했다. 횃불처럼 나무막대기에 천을 둘러 휘발유를 부은 다음 불을 붙이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화면에 새로운 층위를 쌓듯 그 검은 연기를 화폭에 덧입혔다. 왜 이런 시도를 한 것일까.

"가마의 열이 도자기를 만들어내듯이, 화폭에 그을음을 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자연이 주는 우연성을 수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죠."

결국 인공적으로 얻을 수 없는 자연의 색을 얻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단색화라는 것은 화폭에 한두 가지 색만을 사용한다.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작품과 하나가 된다는 철학도 담겨 있다.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답지요. 내가 쓰는 색들도 다 우리 주변에서 온 것이에요. 전통 도자기와 기왓장, 벽돌, 흙, 억새풀과 갈대들이죠. 그래서 제 작품이 더 대중에게 친근한 것 같아요."

그는 1935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다. 성철 스님과 동향이다. "면벽 수행을 한 성철 스님보다 내가 더 벽을 향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죠. 마대를 놓고."

9남매 중 다섯째였던 그는 어머니의 끈질긴 생활력과 인내를 보며 스스로의 길을 개척했다. "어머니는 저에게 무소유의 개념을 줬어요. '너에게 줄 것도 없으니 나에게 기대지도 마라. 너는 거침없이 일을 하라'고 하셨죠. 그때의 가난과 고생이 정말 돈이 안 되는 고행의 길을 걸을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어요. 그러다 단색화가 뜨면서 죽기 전에 이렇게 큰 즐거움을 누리게 되네요." 1970년대 비싼 캔버스를 살 수 없었던 화가는 옥수수나 곡식을 담은 포대자루를 눈여겨 봤고 구멍이 숭숭 뚫린 마대를 가지고 50년 가까이 붓질을 했다.
이번 신작은 그을려진 화폭도 변화지만 좀 더 질서정연해진 느낌이다. "물도 고여 있으면 썩듯이, 작품도 새로운 변화를 줘야 하지요. 40여 년간 지루하리만치 늘 하던 걸 해왔어요. 색을 못 쓰고 죽을까 봐 이제는 색깔도 많이 집어넣는 작업을 해요."

올 들어 그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 미술관,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에 줄줄이 소장됐고, 홍콩 M플러스 미술관에도 들어갔다. 전 세계에서 한국 단색화에 대한 다양한 기획전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는 "마대와 물감, 그리고 겸손한 작가의 참여가 좋은 작업을 만든다"고 했다. 전시는 10월 18일까지.

(02)735-8449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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