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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신세미의 미술산책 -문화일보     201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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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5100501032412000011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을 비롯해 홍익대 미대 학장,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한 원로화가는 오랜 세월 미술교육자, 미술행정가로 세인에게 각인돼 왔다. 그는 퇴직금으로 2000년 젊은 작가를 지원하는 미술상을 제정하는 등 후학 양성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팔십 나이에 국내외 미술시장 및 평단의 관심 속에 최대 전성기를 맞고 있는 하종현(80) 화백의 이야기다.

그는 청년작가 시절 곡식을 담았던 마대자루를 활용하고 화판에 철조망 용수철 못을 소재로 전위적인 화풍을 펼쳤던, 국내 화단의 대표적인 추상화가다. 화력 50년여의 그의 작품이 국내외에까지 널리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03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무디마파운데이션 현대미술관 전시,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원로작가전 등 굵직한 국내외 초대전의 주인공이었지만 미술시장의 핫한 작가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그리지 않은 듯 그린 단색 위주의 그림, 1970년 전후 국내서 큰 흐름을 이뤘던 단색화가 40년여 만에 한국 현대미술의 브랜드로 떠오르고 대표작가의 한 사람으로 하 화백의 작품이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뉴욕 블럼앤드포 갤러리 개인전을 비롯해 올 들어 지난 5월 베니스비엔날레 개막에 즈음해 베니스의 ‘한국 단색화’전에 출품했다. 오는 11월에는 뉴욕 화랑서 개인전을 연다. 국내외 미술품 경매에서 1, 2년 새 일부 작품 가격이 최고 10배 급등한 작가로 거명된다. 가로 2m 정도 대작까지 각종 전시장 경매장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하 화백의 대표작 ‘접합(Conjuction)’이 처음 선보인 것은 1974년. 1960년대 중·후반까지 색채를 사용하던 그는 40년 전 단색 위주로 고려 불화처럼 물감을 올 굵은 화판 뒤에서 앞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背壓) 방식의 ‘접합’시리즈를 시작해 도전적인 실험을 추구했다. 흙, 오래된 기왓장, 억새풀을 연상케 하는 은근한 중간색을 사용, 성긴 화판 앞면으로 올록볼록 튀어나오고 흘러내린 물감을 붓질로 변형시켰다. 신작(사진)에선 도자기를 애벌구이하듯 연기를 작업에 끌어들였다. 횃불의 그을음을 입힌 흰색 물감이 도자기의 회백색으로 바뀌는 신기법으로 자연의 색이 되살아났다.

국제갤러리의 ‘하종현 개인전’(18일까지)에는 하 화백의 1990년대 ‘접합’ 구작 및 훈제하듯 연기가 더해진 신작들이 선보인다. 색은 이전보다 깊고 다양해졌으며, 자유분방하던 곡선의 붓 터치는 자로 그은 듯 직선 위주로 질서정연해졌다. 1960년대 청년작가 시절 비정형의 무채색 앵포르멜 회화 이후 연기작업 신작까지 노화가의 도전과 실험은 50년간 현재진행형이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서 울긋불긋 색채로의 열망을 드러냈던 작가의 ‘이후 접합’시리즈가 새삼 궁금해진다.

미술저널리스트



 80세 노작가의 끝나지 않은 실험정신 -서울신문
  뉴요커 지- 9월 30일,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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