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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from MOCA Artmu 6월호     2012/06/16






http://artmu.moca.go.kr/2012/view.jsp?cate_level=10&sec_level=1

[출처] 하종현 from MOCA Artmu 6월호|작성자 신독



창작활동의 집약체인 작품은 화가 본인의 영역을 넘어 그것을 향유하는 관람자의 냉정한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화가로서의 명성을 얻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혹독한 시련의 시기를 거치게 된다. 심할 경우에는 일생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사후에 뒤늦게 재평가 받기도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빈센트 반 고흐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단 한 점의 작품도 판매하지 못한 것처럼.

사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화가로서 살아있는 동안에 자신의 화업을 인정받는 것은 큰 축복이자 행운이며,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회고전은 더없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일생의 작업을 통해 구축된 예술가로서의 노력을 인정받는 명예로운 자리이고, 자신의 모든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단 한번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Focus 인터뷰에서는 오는 6월 14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앞두고 있는 하종현 작가를 만나 보았다.



한국 화단에서 한국전쟁 직후의 트라우마는 앵포르멜(informal)이라고 불리는 비정형의 추상 작업으로 구체화 되었다. 폭격으로 황폐화된 처참한 도시의 풍경과 끼니를 잇기 힘든 빈곤한 생활은 전쟁을 경험한 작가들에게 뼈아픈 고통으로 다가왔으며, 이로 인한 우울하고 암울한 정서가 미술계 전반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종현_무제B_1965년_145.5x122cm_캔버스에 유채, 2 하종현_도시계획백서68_1968년_120x120cm_캔버스에 유채, 3 하종현_무제 72-3A_1972년_74x150cm_패널에 용수철
일련의 기하학전인 추상패턴 작업을 실험하던 그는 1969년 서승원, 최명영 등의 작가와 함께 A.G.라는 그룹을 결성하고 전위 작가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A.G.는 한국미술계 최초의 전위작가 모임으로서 평론가들의 동인 참여, 기관지 발간 등을 병행한 선구적인 그룹이었다. A.G.는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는 적절한 무대가 되었고, 하종현은 활발한 그룹 활동을 통해서 다양한 매체의 물성을 실험해 나간다.

캔버스를 온전하게 놔두지 못하는 그의 작업 성향은 A.G.시절부터 지속되었다. 캔버스에 수천 개의 못을 밖아 넣고 일일이 못을 구부린 작업, 캔버스 위에 철조망을 묶은 작업, 묶인 철조망의 위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철조망을 제거해서 남은 흔적을 보여주는 작업 등 일련의 작품에는 캔버스를 해체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공통점이 보인다.

캔버스를 해체하는 작업은 ‘평면’이라는 다소 당연하게 인식할 수 있는 개념에 대한 작가의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도구가 된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평면’에 물질적인 ‘행위’를 더하여 작품으로 완성하는 과정은 하종현의 창작 모티브를 적절하게 보여준다. 물감안료와 붓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일반적인 작품제작방식에서 확장된 다양한 전위적인 실험은 현대미술의 발전 동기와도 맞닿아 있다.

평면에 대한 깊은 고찰은 항후 30년 화업의 중심이 되는 ‘평면 뒤의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을 거친다. 인식 가능한 평면너머의 가려진 부분을 짚어내는 하종현의 통찰력은 ‘배압법’이라는 독창적인 창작방식을 고안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통상적으로 화가는 캔버스의 앞면에 물감을 입혀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하종현은 보이지 않는 캔버스의 뒷면으로 관심을 돌렸다. 엉기성기 얽힌 마포천을 이용하여 캔버스를 만들고, 캔버스의 뒷면에서부터 물감을 밀어 넣으면, 얽힌 천의 틈새로 물감이 올올이 배어나오며 독특한 조형성을 드러내게 된다. 뒤에서부터 배어나온 물감으로 가득 채워진 캔버스의 앞면에 최소한의 행위(붓질)를 통해 완성되는 작업이 <접합> 연작이다.


의 제작방식은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린다’라는 일반적인 작업방식을 전위적으로 해석한 사례로서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제작기법이다. " src="http://artmu.moca.go.kr/2012/201206/data/img/sub03/txt_interveiw_03.gif">

이와 같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독특한 발상은 동시대의 미술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자 힘의 원천이다. 기발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하종현 작가는 독창적인 언어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송글송글 천으로 스며든 물감의 알갱이들은 오밀조밀한 모양으로 화면 위에 돌출된다. 마대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캔버스의 전면에 고개를 드는 물감 알갱이들은 화면의 전면에 균등하게 분포하며 규칙적이고 추상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올올이 배어나온 화면 전반에서는 물감의 물성과 질감이 느껴지며, 유구한 이야기를 숨긴 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화가의 모습이 투영되기도 한다. 오는 14일부터 열릴 회고전을 통해 하종현 작가가 걸어온 삶의 궤적이 함축되어 있는 침묵의 메시지를 따라가 보자. 하종현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예술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물감을 성긴 마대 뒤에서 밀어냄으로써 하나의 물질이 자연스럽게 다른 물질의 틈 사이로 흘러나갈 때, 그리고 흘러나간 물질들의 언저리를 느긋이 눌러 놓았을 때, 내가 바라는 것은 가능한 한 물질 자체가 물질 그 자체인 상태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전부를 말해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되도록 말하지 않는 쪽에 있고 싶다.”


[출처] 하종현 from MOCA Artmu 6월호|작성자 신독

 하종현: 물질 스스로 말하게 하다-평론가 이필의 만남수필_단색화 I
 한껏 色스럽게 40년만의 반항-문화일보 신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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